2014년 7월 14일 월요일

부동산 버블 금단증세

어제 박대통령이 청와대 수석회의에서 "역시 국민들이 경제가 좀 살아난다고 체감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문제가 가장 직접 와닿는 문제이기 때문에 다른 무엇보다 이게 활기를 띠어야 경제가 살아나는구나, 국민들이 느끼실 것"이라고 했단다.

모두들 경기가 안 좋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은행은 올해 GDP 성장율로 약 4%를 예상한다. 썩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경기가 안좋다고 느끼는 이유는 부동산 문제일 것이라는 말은 맞는 말이다. 그런데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고 GDP가 저절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부동산 문제가 가장 직접 와닿는 문제라고 생각들 한다.

왜 그럴까?


한국에서는 경제 주체들의 행동 뒤에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가정이 큰 몫을 하고 있었다. 실제로 그랬으니까 그렇게 예상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그것이 어긋났다. 계획이 뒤틀어졌다. 투자, 저축, 소비, 교육, 주거, 이사 등 모든게. 그래서 힘들어한다. 이걸 전문 용어로 balance sheet depression이라고 하지만 이를 쉽게 풀어서 말하면 결국 부동산이 계속 오를 줄 알고 계획을 짜놓았는데 그게 틀려버린거다. 많은 사람들이 덫에 걸렸다고 생각하고, 많은 것들이 뒤죽박죽이 되었다. 어떻게 헤어나올지 길이 안보인다.

그런데 이 balance sheet depression의 원인이 부동산 가격 정체이므로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해결하자는 얘기는, 음, 말하자면 마약을 끊어서 금단증에 걸린 사람이 힘들어하니 마약을 더 주자는 것과 같다. 제대로 된 의사라면 그렇게 안한다. 아니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렇게 안한다.

금단 증세는 계속 버티는 수밖에 없다. 금단 증세 자체에 몰두하면 안된다. 다른 활동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현 정권이 그럴 것 같지는 않다. 마약을 더 줄 것이다. 그렇다고 환자가 더 좋아질 가망은 없다.

조직은 자정능력이 없다. 끝까지 가서 사고가 터져야 안다. 알고도 자기 손으로는 못 고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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