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1일 일요일

나이가 든다는 것

"돌이켜 보면 인생은 자기가 만든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일어난 일들이다." - MeeWha Lee
그런 일들이 쌓이다 보면 세상에 대해 비관적이 된다. 자기와 사회에 대해 젊을 때 가졌던 꿈과 희망이 세월을 지나면서 좌절과 실망으로 변하니까.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우리 생애 안에 보고 죽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나이가 들면서 성질도 더 까다로와지고 심통도 늘어난다. 젊을 때는 자기가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이 확실하지 않았으나 인생을 살면서 더 분명해진다. 그런데 자기가 원하는 것은 얻기 어렵다. 원하지 않는 것에서 벗어날 길은 안 보인다.
나이가 들면서 만나는 사람의 폭도 줄어든다. 자기가 싫어하는 것이 늘면서 그런 말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서 느끼는 피로감도 늘어나니까. 한번도 아니고 자꾸 보다보면 피로가 짜증으로 변한다. 짜증이 날 바에야 아예 안 보는 것이 속 편하다.
나이가 들면서 닥치는 이런 변화는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 
희망을 가지지 않으면서도 비관하지 않는 것. 좋고 싫은 것을 분명하게 하면서도 원하는대로 되지 않는다고 심통을 부리지는 않는 것. 사람들이 피로하게 해도 그들에 대한 관심을 끊지 않는 것.
이거, 다 어렵다. 속은 끓지만 그래도 참고 나가는 힘이 필요하다.
어디에서 그 힘을 찾을까?
아내가 말했다. 나이가 들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어. 그저 주위 사람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는 것 뿐.

댓글 6개:

  1. 솔직한 어른이라 보기 좋네요. 웃음이 절로 납니다. 솔직할 수 있는 어른이 용감하고 용감한 어른이라면 시시한 어른이 되진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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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지난 국조청문회 기간동안 진솔한 발언을 하신 한 분이시죠. 재벌들을 앞에 두고 재벌의 행태를 말씀해주실 때 갑지가 눈이 번쩍 뜨이고 잠시 시원했습니다. 공선생님의 '경제알바'도 잘 보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생각을 더 많이 알고 싶고 현실에서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고민하게 됩니다. 나이들어 힘도 없어져 가지만 그래도 무엇인가 해야 할 것 같아서 세상에 무관심했던 저 자신을 반성하고 조금 더 의미있는 삶을 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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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진짜 잘생기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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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9세 청년입니다. 부끄럽지만 얼마전 정치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돌이켜보면 지금껏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으나 가끔은 허무해지는 것이 거듭됬던 삶을 산 것 같습니다. 삶의 기준을 스스로가 아닌 타인에 두어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통하여 특히 블로거님과 올곧은 소수의 정치인들, 지식인들을 접하며 큰 반성과 다짐을 했습니다. 앞으로는 스스로의 행복을 통한 사회적 기여에 이바지하는 사람으로 성장 할 것입니다. 훗날 꼭 뵙고 싶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청년들이 정치와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서슴없이하는 시대가왔습니다. 그 전엔 위기를 몰랐다면 이젠 위기를 알고 있으며, 그 위기를 이기기위해 많은 이들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 힘, 그 꿈틀거림이 살아있음의 증거가 아닐까요.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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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글이 따뜻해서 너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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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어른이 되니 내 새끼가 살아가야할 세상에 저절로 관심이 생기게 된 오십대 아줌마 입니다.
    오직 최순실과 박근혜의 행로만 주시하다 이제 좀 마음이 놓여 유투브의 국회청문회 영상을 보다 깜짝 놀라 밤새 유투브며 구글이며 검색하다 여기까지 찾아와 몇개글 읽었습니다.
    공선생님 같은 분이 우리나라에 계시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조금이나마 안심이 됩니다.
    감 사 합 니 다 !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이 슬픈건지 자랑스러운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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