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생태계적 시각에서 본 대기업과 중소기업
지난번에는 경쟁에서 도태되어야 할 중소기업들이 살아남아서
중소기업 부문 전체의 역동성과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문제를 얘기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한국 사회가 일종의 묵계에 의해 중소기업 분야의 구조조정을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가들은 재임기간 중 문제가 드러나는 것을 피하고 싶어하고, 관료와 은행 역시 이에 편승해서 보신주의에 급급할
뿐이다. 관변 학자들은 관료가 불편해 할 이야기를 삼가고, 개혁
학자들은 자기 진영과 노조 눈치를 살핀다.
이런 불편한 문제를 덮으려다 보니 나오게 된 것이 온갖가지
중소기업 지원책이다. 전 세계를 통틀어 그 어느 나라보다도 중소기업 지원정책이 많고, 보조금 제도가 널려있는데도 한국의 중소기업 부문은 시들어만 간다. 이 정도 되면 무언가
근본적으로 잘못되어 있지 않은지 의심해 볼만도 한데, 한국의 정책집단은 마냥 옛날 레코드를 음량만 늘려 틀어댄다. 그러니 성과가 날 리도 없다.
게다가 그런 정책은 전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