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7일 수요일

쉬운 해고와 실업보험, 무엇이 먼저인가

한국에서는 모두들 해고요건 강화에 대한 찬반에만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핵심은 실업보험과 적극적 노동정책이다.
 
 
실업보험을 강화하지 않은채 해고를 쉽게 허용하면 수많은 인권 침해와 사측의 횡포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할 수 없게 된다. 노조 조직률이 너무 낮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대량 감원을 할 때 희망퇴직금을 주는 것은 일종의 실업보험이다. 공동 보험으로 내는 것이 아니라 각 개별 기업이 내는 것이 다를 뿐이다. 1-2년치 봉급을 희망퇴직금으로 지불하는 것은 가뜩이나 어려운 사정 때문에 감원까지 고려해야 하는 기업으로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사회적으로 비효율적이다. 원래 그래서 공동으로 부담하는 실업보험이 나왔다.


게다가 이런 명퇴금은 대개 대기업 또는 은행, 그리고 공기업에서나 준다. 가뜩이나 노동시장이 이분화 되어 있어 불공정한데 실업보험 마저 이들 기업에 다니는 소수의 근로자만 혜택을 본다. 독과점적 경제 체제에 빌붙어 직장에 다닐 때도 특권을 누리다가, 심지어 소속된 회사가 어렵거나 자기의 생산성이 임금과 너무 큰 차이가 나서 그만 둘 때도 특권을 누린다. 불평등의 극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주류사회는 놀라울 정도로 실업보험에 무관심하다. 주위에 물어보면 한국의 실업보험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대강이라도 아는 사람이 없다. 자기는 해당 사항이 없다고 철썩같이 믿는 것 같다.


그대는 아는가? 실업보험금이 얼마나 쥐꼬리만한 지 그대는 아는가? 아이가 곧 대학을 가는 가장이 직장을 잃으면 우리가 얼마나 턱없이 낮은 실업보험금을 주는지 그대는 아는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금방 끝나는 지 그대는 아는가? 사람들에게 알려주면 보통은 당황한다. 양심적인 사람들은 겸연쩍해하고 미안해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리 분위기를 깨는 사람 취급한다.
실업보험제도를 먼저 개선해야 한다. 그것부터 처리하고 나서 해고 요건을 약하게 바꾸어야 한다. 그게 온당한 일의 순서다.


오죽하면 세상 사람들 사이에 구조조정의 전문가라고 알려진 사람이 이런 얘기를 하겠는가.

(끝)

이 글에 대하여, Jae Wook Nahm 씨는 다음과 같이 댓글을 달았다.

실업급여에는 상한선(일 4만3천원)과 하한선(최저임금의 90%)이 있어서 원래의 소득대체율인 50%는 거기에 걸리지 않는 사람에게만 해당합니다. 이번에 올리겠다는 건 이 50%를 60%로 한다는 것이지요. 반면 하한선은 최저임금의 80%로 내리는 안입니다. 문제는 2014년 기준으로 상한에 걸린 사람이 약 27%고 하한에 걸린 사람이 거의 2/3이라서 50%에 해당하는 사람은 5.5%밖에 안됐습니다. 그러니 5.5%를 올려주고 2/3은 삭감한 후에 급여를 올렸다고 하는 것이지요.

아래는 한겨레21에 실린 덴마크의 유연안정성 모델에 관한 기사다.

http://h21.hani.co.kr/arti/world/world_general/40423.html

서비스 선택제 시행 이틀 후

서비스 선택제가 예상보다도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시행 첫날인 월요일에도 바뀐 시스템을 모르고 소액 주문을 빈번하게 하다가 수수료가 아주 높게 나온 고객이 극소수 있었다. 그러나 그 다음 날인 어제부터는 완전히 사라졌다.
월요일 주문에 대한 결제일은 오늘이다. 통지된 수수료를 보고 연락을 해 온 고객은 단 2명. 한 분은 32번 주문해서 수수료가 22만원 나온 것을 보고 연락한 분이 계시고, 또 다른 고객은 8번 주문해서 5만 6천원이 나왔다고 한다. 두 분 모두 바뀐 제도를 설명드리고 이번에 한해서 예외 처리해드렸다고 한다.

시행 첫날 상담계좌 고객으로서 거래를 한 고객은 약 300명, 비상담 계좌를 선택해서 건당 정액 수수료를 적용받는 거래를 한 고객은 4천여명, 고자산 헤비 트레이더로서 협의 수수료 적용를 받는 고객은 오늘 현재 약 3백명이었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총 자산이 3천만원 이하로서 작년부터 콜센터로 이관된 고객 중 소액 거래를 하는 분들이다. 그들 중에서도 3~500만원을 주문하면서 가끔씩 거래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사실 크게 변한 것이 없다. 예를 들어 과거에 500만원을 거래했다면 2,000 + 500만*10bp = 7,000원이므로 정액수수료와 거의 비슷하다.

또 중요한 것은 과거 온라인 거래 건수의 50%를 차지하던 100만원 미만 주문 고객이다. 이 고객들은 거래 건수는 많아도 막상 수수료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했다. 이 100만원 미만 소액 거래 건수가 이틀 사이에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건당 주문 액수는 오프라인, 온라인 모두 늘었는데, 특히 오프라인에서 훨씬 크게 늘었다. 온라인 건당 주문액도 역시 늘었는데 이틀째인 어제 벌써 60%의 거래 건수가 500만원 이상 주문이다. 이들은 정율을 폐지한 덕분에 수수료가 인하된 혜택을 받고 있다. 이것은 정액제로 바뀐 콜센터도 마찬가지다.

국내 최초로 시행하는 허들 가격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이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한다. 하루 거래 금액을 3천만원 단위로 나누어 각 허들을 넘을 때까지는 2만원만 내고 얼마든지 거래를 할 수 있는 방식이다. 소액 주문을 많이 내는 고객으로서는 한번 가입해서 자기에게 맞는지 시도해볼 만 하다.

아직은 시행한지 사흘째 밖에 안되어서 속단하기 이르지만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정착되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효율성은 벌써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임대소득 면세 정책의 폐해를 이제야 언론이 깨달았단다.

임대소득에 대한 면세정책의 정치경제적 함의를 어렴풋이나마 언론의 똑똑한 기자가 드디어 깨닫기 시작하는 듯. 아니면 막상 자기가 당해보니까 이제야 깨달았을 수도.

한가지 오해. 기자는 정부가 몰라서 안하는 것처럼 썼는데 실제로는 다 알면서도 시행하고 있다는 사실. 정책의 부작용이 아니라 의도된 효과다.

가진 자의, 가진 자를 위한, 가진 자에 의한 정책이라는 것을 언론은 정말 몰랐을까, 아니면 알면서도 짐짓 모르는 척 하는 것일까?

궁금할 정도다.

아래는 조선일보 김흥수 기자의 글이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0/06/2015100603997.html

인터뷰 관련 추가 설명

어제 경향신문이 인터넷에 올린 일요일 인터뷰 전문 중에 오해 소지가 큰 부분이 눈에 띈다. 추가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우선 우리 회사는 집단지도체제다. 나와 네 부사장, 그리고 한분의 상임 고문이 팀으로서 공동 경영한다. 이분들은 다른 증권사의 사장으로 일해도 자격이 충분한 분들이다. 나는 이 팀을 만드는데 제일 공을 들였다. 재무 성과가 나도 대부분은 이 분들 덕분이다.

재무적 성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실렸다.

“IB 부분이 제가 오기 전에 1년에 250억 장사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들어오고 나서 450~500억 정도 됐죠. 트레이딩은 300~400억정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 중국 시장이 좀 주춤해서 문제지만, 상반기엔 500억 정도였고요. 리테일부문은 제가 올 때 500~600억 정도 적자였습니다. 작년은 과당매매 금지해서 300억 줄었고. 올해는 장이 좀 좋아서 150억 정도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여전히 적자이긴 합니다. “

여기서 IB 사업부의 실적은 순영업수익을 말하는 것이다. 즉 자금 비용을 뺀 순매출이 250억에서 450~500억으로 성장했다는 뜻이다. 비용은 거의 늘지 않았다. 당연한 얘기이지만 이것은 오희열부사장과 그의 동료들이 이룬 성과다. 내가 한 것은 거의 없다.

이에 반해 트레이딩에서 과거에는 연간 300~400억 벌고 있었는데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500억 벌었다는 뜻은 순영업수익이 아니라 세전 순이익이 그렇다는 뜻이다. 순영업수익은 더 크다. 이 역시 별다른 비용 증가 없이 이룬 성과다. 이는 작년 여름에 합류한 정해근 부사장과 그의 동료들이 이룬 것으로 내 공은 거의 없다.

마지막으로 리테일은 부임 당시 1,000명이 일했는데 연간 600억 적자를 내고 있었다. 직원 한명 당 평균 연봉이 7,000만원인데 반해 적자는 인당 6,000만원이었던 것이다. 비용의 대부분이 이래저래 직원 수와 연동 되어 있으므로 직원 수를 줄이지 않고 버틸 수가 없었다.

나는 당시 우리 회사를 배에 비유하면서 갑판에는 큰 불이 났고, 밑으로는 여러 구멍으로 물이 샌다고 했다. 리테일의 대형 적자가 갑판의 큰 불이었다. 과다하게 높았던 판매관리비와 비효율적이고 불투명한 성과관리 체제가 바로 물이 새는 구멍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장비와 서비스 비용 및 인건비를 포함한 전체 IT 비용을 계산해보니 연간 약 500억을 쓰고 있었다. 총 판매관리비 (2,200억원)의 23%에 해당했다. 다른 증권 회사는 이것이 보통 10% ~ 13% 정도 된다. 우리금융 IT 자회사인 우리 FIS 전 사장인 권숙교고문을 포함한 핵심 간부 세 분을 영입해서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면서도 동시에 비용을 연간 300억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지난 2년간 노력해왔다.

리테일은 여전히 적자로서 올해는 200억을 넘기지 않으려고 올해 초에 합류한 권용관 부사장과 다른 임직원들이 노력 중이다.우선 과당매매를 막으면서 작년만 해도 연간 오프라인 주식 수수료 수익이 300억원 감소했다. 2년 전에 시작할 때 이미 알고 시작한 일이다. 올해는 더 줄었을 것이다. 자산도 약 2조 줄었다.

그러나 증권사 고객 자산 중에는 외형적인 실적을 위해 대주주가 소유한 주식을 유치한 것들이 많다. 숫자를 맞추기 위해 초저가 수수료 할인을 약속하고 유치한 고객 자산도 많다. 무수익성 자산들이 많다.

작년부터 지점의 성과 평가를 목표 대비 달성도가 아니라 수익 대비 비용율(Cost-Income Ratio)의 상대적 순위로 매기기 시작했다. 더 이상 무의미한 자산을 갖고 있을 이유가 없어졌다.
과당매매를 금지했고,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의 인정 수익을 선취 수수료가 아니라 자산 규모에 동일한 인정 수익률을 적용하니 펀드를 자주 갈아타게 유인을 한다고 해서 실적으로 인정하는 수익이 늘지도 않는다.

즉 우리의 리테일 수익은 고객 보호를 하면서도 번 돈이다. 자산이 줄어도 수익만 늘면 된다. 이제는 모두 떳떳한 돈이니까.

종합하면, 낭비요소를 줄이고, 비용증가 없이 수익은 늘려 이익을 증대시키는 중인데 리테일은 여전히 구조 개혁 중이다.

경향신문 인터뷰 전문

경향신문은 인터뷰를 지면에는 축약한 형태로 실었다. 이제 보니 인터넷에는 전체 인터뷰를 올렸다.

서비스 선택제의 의미, 직원들의 불안감과 반발의 원인, 앞으로 어떻게 고객과 직원과 회사가 상생하는 구조로 만들 것인지 등을 설명하려고 했다.

[전문] 주진형 사장 인터뷰 “한화그룹 내년까지 남은 임기 약속, 레임덕은 신경 안 써”

이인숙·고희진기자 gojin@kyunghyang.com
입력 : 2015-10-05 11:21:57수정 : 2015-10-05 11:21:57

“레임덕이라는 얘기가 있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주에 지점장들과 만날 때 일부러 신발을 벗고 절뚝거리면서 들어갔죠. 다리를 저는 오리라도 하늘은 날 수 있습니다. 다리가 다친 것 뿐이니까요”

최근 증권업계 화제의 인물인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56)을 지난 4일 오후 1시 여의도 한화증권 본사 사장실에서 만났다. 본인 스스로 회사 구조개혁을 위한 완성판이라 말하는 서비스선택제는 오는 5일 도입을 앞두고는 내부 임직원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친 상태다. 임기를 반년 정도 남겨놓고 그룹으로부터 ‘경질설’에 휘말려 있는 그의 행보는 여기서 멈추는 것일까. 약 두 시간에 걸쳐 이뤄진 그와의 인터뷰 내용을 싣는다.

-최근 서비스선택제에 반대하는 지점장 등 4명에게 대기발령을 내렸다. 뜻을 밀어붙이기 위해 과도한 직원 징계를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직원들이 반대하는 건 당연해요. 반대를 두 가지 측면에서 보자면. 개인적인 이해가 하나 있을 것이고 하나는 회사를 생각하는 마음도 있을 수 있고요. 하지만 최근에 이렇게 반발이 심한 것은 좀 이상한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비스 선택제가 10월에 시행한다는 것을 놓고 1~2년 전부터 얘기해왔던 거고 몇 개월 전에는 이것과 관련해서 공개적으로 얘기도 했는데, 9월 중순 들어서 갑자기 임직원들의 반발이 심해진 건, 아무래도 후임자 얘기가 나왔기 때문이 아닌지. 만약 현직 사장 임기가 2~3년 남았다면, 혹은 내년 3월까지만 가더라도 그렇지는 않았겠다는 생각을 하죠.”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가 4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정지윤기자 color@kyunghyang.com


-직원들이 반대하는 이유 중에 건별 정액제로 바꾸게 되면 소액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얘기는 일견 일리도 있어 보인다.

“이익성으로 따지면 소액 단타 고객들은 회사에 비용을 많이 부과하지 수익은 안 되는 면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합리적 경영을 한다고 하면 굳이 비용만 많이 드는 고객을 받고 싶겠어요? 그럼에도 이런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건 일부 직원들이 회사, 지점, 사업본부의 이익과 상관없이 자신의 실적만을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회전율이 높으면 이게 실적으로 잡히니까 실제 회사에 수익은 가져다 주지 않는 고객을 가지고 실적으로 쌓아 임금을 받는 건데, 이건 고객에게나 직원에게나 회사에게나 사실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건 아니죠.

-소액 단타 매매 고객이 이탈하는 건 감수할 수 있다는 뜻인가.

“소액 투자자 이탈은 의도한 효과에요. 그걸 반대 이유로 삼으면 대화가 안 되는 거죠. 실적이 회전율 기준이기 때문에 수익성 없는 고객인데도 회전율 높으면 일을 하는 것 같거든요. 그런데 그런 고객이 이탈하고 회사에 이익은 안 되지만 회전율 높은 사람들이 없어지면 ‘그럼 나는 뭐 했다고 말하지? 그 지점 없어도 되는데? 그럼 지점 통폐합도 하는 건가?’라고 걱정할 직원들도 있죠. 하지만 과도기이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저는 직원들에게도 최소한의 임금을 보장할 생각입니다. 서비스선택제 도입 이후 3개월 동안 만들어야 되는 연봉제 성과보상제 재설계. 이게 남아 있는 가장 큰 문제입니다.”

-직원들은 서비스선택제가 고객을 유출하고 그로 인해 임금도 감소할 것이라 우려하는데?

“서비스선택제로 인해서 온라인 고객의 성과를 그냥 깔고 있던 직원과 열심히 고객과 만났던 직원이 나눠지죠. 저성과자가 드러나는데 못된 경영진이라면 그냥 임금을 깎아 버립니다. 저는 안전장치를 만들려고 합니다. 직원들이 숨 쉴 수 있는 곳을 만들겠다는 겁니다. 구조조정에 대한 문제는 제가 우리금융에 있을 때부터 항상 생각해오던 겁니다. 일부 증권사는 그냥 임금을 깎았어요. 연봉제 도입하면서 저성과자 30%씩 깎는 거죠. 제가 한화에 들어왔을 때 450명 정도가 나가야 됐어요. 그런데 제가 350명만 정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대신 적자가 나면 5%의 저성과 직원한테 최대 10%의 연봉을 깎을 수 있는 권한을 받았죠. 이걸 가지고 있어야 나머지 직원들에 대한 투자나 뭐든 가능해져요. 노동유연성이 있어야 직원들도 양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서비스선택제 이후에 그룹과 이와 관련된 마지막 협상을 그룹과 하고 있는 겁니다.”

-마지막 협상이라는 게 연봉제 전환에 따른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하고 갈 수 있는 시간을 달라는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11월 주총에서 여승주 부사장이 공동대표로 선임될 것이란 얘기가 있던데?

“두고 봐야 알 일이죠. 지난주 그룹에서 저한테 얘기하기로는 내년 초까지 단독 대표이사로서 수행하고 성과 평과와 인사까지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얘기했거든요. 여승주씨는 사내이사로 선임하되 그 사람한테 어떤 임무를 맡길지는 나에게 일체 맡긴다고요.”

-지금 주 사장이 레임덕이라고 한다.

“레임덕이라는 얘기가 있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주에 지점장들과 만날 때 일부러 신발을 벗고 절뚝거리면서 들어갔죠. 레임덕(다리를 저는 오리)라도 하늘은 날 수 있습니다. 다리가 다친 것뿐이니까요. 오히려 레임덕이 되니 직원들의 솔직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한 지점장은 제게 대놓고 ‘사장님이 레임덕이라 안 되는 겁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레임덕 현상이 더 심해질 수도 있다.

“그래서 그룹이랑 마지막 협상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구조개혁의 후속작업이 남아 있다면 연임을 욕심냈어야 하지 않나.

“그래서 한편으론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여정으로 치면 최종 정착지까지 데려가지고 못하고 끝내는 거니까요. 직원들 입장에서 불안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직원들이 이렇게 반발하는 것도 다 이해한다니까요. 그런데 근본적으로 옳은 길이예요.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것. 그것부터 시작해야 해요. 직원들과 저의 이해로만 모든 걸 풀면 안 풀려요. 회사는 고객을 위해 있지 직원들 연봉을 유지하려고 있는 데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무엇이든지 지금 쥐고 있는 걸 놔야 새로운 걸 쥘 수 있지 않습니까? 씹던 껌을 뱉어야 새 껌을 씹을 수 있습니다. 육지에 상륙을 하려면 배에서 내려와야죠. 누군가는 해야 될 거고. 그러면 직원들에게 선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하는 게 낫죠. 제가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못하고 나가면 후임 사장은 그냥 예전에 하던 대로 대량 감원 혹은 성과 압박을 할 겁니다.”

-지금에 정부가 추진하는 소위 ‘쉬운 해고’라는 노동개혁도 방식도 문제가 있지 않나.

“그럼요. 각자의 이해만 생각을 하지 전체적인 그림을 이해해서 디자인하는 사람이 필요한데 그걸 하는 사람이 없는 거죠. 물론 그 과정에 어느 나라라고 대단하게 대화를 했겠습니까? 하지만 뻔히 다른 나라가 가는 길을 보면 첫 번째가 안전장치를 만들어 줘야죠. 그래야 노동이 유연해지지. ‘유연하게 합시다, 그런데 안전장치는 나중에 해줄게’ 이게 얘기가 되나요? 실업보험이나 사회보험제도에 대한 투자를 해야 노동제도에 대한 유연성의 가능성을 얘기하는데, 그건 안 하면서 노동의 유연성만 말하면 균형이 안 잡히는 사고방식이고 단호하게 밀어붙이기만 하는 거죠. 시작부터 잘못하는 거죠.”

-임기 동안 한 일 중 가장 의미를 두는 것이 있다면.

“서비스선택제입니다. 2년 동안 제가 구상한 것의 최종점이죠. 이것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고. 서비스선택제 이후에 연봉제 성과보상제 재설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증권업계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가 과당매매와 펀드 갈아타기인데 그걸 못하게 했습니다. 고객의 회전율을 높여서 내는 이익은 고객의 불만과 눈물만 먹고 남기는 ‘나쁜 이익’ 이니까요. 지금까지 서비스선택제가 없을 때는 직원들이 온라인 고객이랑은 아무 관련도 없으면서 그 고객에서 나오는 수익을 내 것이라고 깔아놓고 갔던 거죠. 이걸 이제는 투명하게 만드는 거예요. 서비스선택제는 고객을 기준으로 하는 서비스 방식이죠. 고객에게 묻는 겁니다. “당신은 이 회사와 상담 관계를 맺을 거냐? 비상담 관계를 맺을 거냐? 주식에 한해서는 고객으로 하여금 선택하게끔 하는 거죠. 병원으로 치면 의사한테 특진을 받을 거냐 아님 일반 진료를 받을 거냐 그런 거죠.”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가 4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정지윤기자 color@kyunghyang.com


-지금까지 한 일들이 얼마나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하나.

“경영은 결과로 얘기해야 합니다. 인풋으로 얘기할 수 없어요. 얼마나 이뤘는지 당장은 모릅니다. 그럼에도 세 가지로 나눠보면 리테일(영업), IB(기업금융), 트레이딩(주식거래 중개) 세 부분이 있는데요. IB 부분이 제가 오기 전에 1년에 250억 장사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들어오고 나서 450~500억 정도 됐죠. 트레이딩은 300~400억정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 중국 시장이 좀 주춤해서 문제지만, 상반기엔 500억 정도였고요. 리테일부문은 제가 올 때 500~600억 정도 적자였습니다. 작년은 과당매매 금지해서 300억 줄었고. 올해는 장이 좀 좋아서 150억 정도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여전히 적자이긴 합니다.

그런데 사실 제가 마음먹고 돈을 안 벌겠다고 작정하고 들어왔잖아요. 우리가 생각하는 변화는 이런 겁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으로 과당매매하면 이익은 날지 모르지만 그건 나쁜 이익이라는 거고 의미가 없죠. 고객의 불만과 눈물을 먹고서 남긴 이익이라면. 좋은 이익을 위해서 단기간의 적자는 참아내는 겁니다.”

-본인의 개혁이 증권업계에 어떤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나?

“자기 하는 일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면 어깨에 힘 들어가고 발이 꼬여요. 그냥 단순하게 자기 앞의 문제를 풀면 돼요. 내가 맡은 건 한화투자증권이지 한국 증권계가 아니에요. 한국 증권계는 일종의 매트릭스 구조입니다. 고객은 고객대로 탐욕에 빠져있고 경영진은 단기 이익에 몰두하고, 직원은 직원대로 약자니까 내 돈이나 챙기고 말자 이럽니다. 이 매트릭스에서 누구 하나 어떻게 헤어날 수 없어요. 이 구조에선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도 행복하지도 않아요. 어디를 고쳐야 나머지가 하나씩 풀릴까 그런 생각을 할 뿐인 거죠.”

-너무 앞서간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선?

“주변의 반응, 그걸 왜 다 신경 써요? 무슨 의미가 있죠? 도리어 다른 회사랑 달라야 살지. 우리 회사는 랭킹 13위예요. 똑같은 방법으로 경쟁해서 이기겠다? 시장을 달리하든 고객을 달리하든 다르게 해야 살아남습니다.

처음 그룹에서 오라고 했을 때 그룹 사람들이 질문 하길 ‘한화그룹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로서 한화증권이 필요하냐’고 했습니다. 제가 ‘아니다’라고 하니 그럼 ‘팔까요?’라고 물었습니다. 제가 ‘파는 게 낫다’고 하니 ‘지금 팔 수 있냐?’ 물어서 ‘리모델링해서 고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적자를 500~600억 내는 업체는 한가지 문제가 있는 게 아닙니다. 고치려면 시간이 많이 듭니다. 이게 어려우니까 대부분 그냥 대규모 감원하고 만단 말이에요. 근데 이렇게 하면 문제가 다시 생깁니다. 저는 근본적으로 구조개혁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최소 3년은 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한화증권이 10년간 사장이 6번째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먼저 임기를 3년으로 못박았고요. 개혁을 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전산구입처를 한화그룹의 계열사인 한화S&C에서 다른 곳으로 바꾸려 해서 그룹의 미움을 샀다는 얘기가 있었다. 그대로 추진하는 건가.

“저는 한 번도 (어느 업체로 바꾼다고) 공식적으로 회사 이름 얘기를 한 적이 없어요. 저는 옳다고 생각하면 그냥 해요. 이해관계 따지지 않아요. 덥썩덥썩 하진 않고 천천히 하죠. 증권사들이 전산 용량이 굉장히 커요. 그런데 그걸 그냥 가지고 있으면 유휴자본이에요. 그래서 이걸 그냥 다른 업체에 맡기고 우리는 수도세 내듯 쓰는 만큼만 돈을 내자 그런 거죠. 그게 합리적이잖아요? 그래서 그걸 한화S&C에 얘기한 겁니다. 그런데 그쪽에서 그걸 잘 받아들이지 못했고. 저는 그럼 협상을 기존의 한화S&C와 일대일로 하던 것을 다른 기업들도 참여해서 일대다로 하는 걸로 바꾼 거죠.”

-한화증권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는 리포트를 냈을 때 나타날 반응이나 상황을 충분히 예상했을 텐데 그럼에도 한 이유는.

“당연히 예측했죠. 다만 안 하면 창피하니까 하는 게 옳은 거니까 한 겁니다. 뭐든지 각오를 하면 돼요. 삼성물산 건은 하도 아무 말도 안 해서 심통이 난 거죠 제가. 누구라도 말했으면 우리도 부드럽게 가려 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았잖아요. 그 당시 합병이 안 될 가능성도 꽤 있었고. 의결 자문기관의 반대들이 쌓여가고 있었고요. 그런데 언론이든 뭐가 됐든 여기에 이게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곳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센터장한테 누가 보기에도 이상한 짓이 벌어지는 데 어떻게 말 한마디도 안 하고 넘어갈 수 있느냐고 얘기했죠”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가 4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정지윤기자 color@kyunghyang.com

-‘독불장군’ ‘독단적이다’라는 주변의 평가에 스스로 동의하나.

“그렇죠...그럴 겁니다. 그런데 독단이 문제가 되는 건 그게 나쁜 짓일 때 문제가 되는 거 아닐까요?. 다른 사람이 다 반대하지만 그걸 결정해서 모두에게 그 결과가 좋으면 비록 자신한테 안 좋아도 그걸 독단으로 봐야 합니까? ‘고객으로부터 수익을 창출해야 된다.’ 저는 이 말을 제일 싫어합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게 우리나라 증권 보험, 금융만이 아닐 거에요.”

-의사결정은 주로 어떻게 하시는지?

“부사장들 넷이랑 얘기해가면서 결정합니다. 여긴 집단경영체제니까요. 물론 중요한 결정은 제가 하는 적이 있지만. (우리금융지주 등에서) 황영기씨를 사장으로 모시고 일할 때 복잡한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실수하지 않는다는 걸 다 경험했습니다. 최종 의사결정은 최대한 미뤄서 합니다.”

-주로 페이스북으로 소통하는 것 같다.

“제가 하는 일이 기존의 한국 사회 문화와 다르잖아요. 별의별 오해의 뜻을 줄이려고요. 이게 무슨 뜻으로 하는 거라는 걸 알리려고 하는 거죠. 2007년에 제가 갑자기 일을 그만두고 쉬었잖아요. 그때 딸이 아버지는 어디다 글이라도 쓰고 하면 좋을 텐데 하길래 ‘그래 그럼 너는 좋은 대학교 가게 노력하고 나는 블로그를 하겠다 해서 시작했다가 관뒀고. 페이스북은 이번에 한화증권 들어오면서 제가 하는 일을 사람들에게 오해 없이 이해시키기 위해서 시작한 거죠. 임기가 끝나면 페이스북을 다시 접을 수도 있죠.”

증권사 리서치 센터의 독립성

한화투자증권 증권사 리서치 센터의 독립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기자가 있다고 한다.

한화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삼성물산의 합병이 주주들 이익에 반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았었다. 그런데 삼성물산 합병에 관한 보고서를 내가 쓰라고 했다는 말이 있다면서 그것이 리서치 센터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의 제기를 아직도 한단다.

왕이 벌거벗고 돌아다니는데 아무도 말을 못하고 있었다. 저건 좀 이상한 거 아닌가? 그래서 옆의 사람에게 당신 눈에는 어떻게 보이냐고 물었다. 그가 벌거벗고 다닌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도리어 그 질문을 한 사람과 그 말을 한 사람에게 시비를 걸고 있다.

증권회사 경영진이 경제나 금융의 특정 이슈를 다루어 줄 것을 리서치 센터에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흔한 일이다. 그것을 갖고 리서치센터의 독립성 운운하며 시비를 거는 것 자체가 우스운 짓이다.

그걸 갖고 시비를 걸 것이면 차라리 삼성물산 합병을 침을 튀겨 가며 옹호한 다른 증권사 사장들과 리서치 애널리스트에게 그 질문을 해야 한다. 그들은 자기 회사의 리서치 센터의 독립성을 보장했나? 언제부터 그들이 그렇게 리서치 센터의 독립성을 존중했나? 그렇게 독립적인 리서치 센터라면 왜 모두 매수 추천 일색인가?

삼성 측에서 제공한 주장을 앵무새처럼 흉내 내어 반복하던 그 사람들이 정말 독립적인 판단으로 그랬을까? 우리 회사를 제외하고 국내 증권사가 모두 찬양 일색이었는데 그게 더 창피한 게 아닌가? 누군가가 자본시장에서 법제의 구멍을 이용해 도둑질을 하는데 모두들 아무 말도 안 하고 딴청을 부리고 있었는데, 같은 한국인으로서 멀뚱멀뚱 보고만 있는 것이 수치스럽지도 않았나?

그런 우리에게 리서치 독립성을 따지다니, 번지수를 잘못 찾아도 유분수고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정말 그들 눈에는 그런 것도 안 보이나? 어디서 그런 소리를 듣고 온 것일까? 누가 그런 소리를 처음 했는지 모르지만, 아직도 그런 질문을 하다니! 정녕 그들은 일말의 수치심도 없는가?
김영란 전 대법관이 한국 사회를 "엘리트 집단에 의한 담합 체제"라고 했었다.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면 그것을 튀는 언동이라고 치부하고, 설화를 뿌린다고 비판하는 자들이야말로 그 담합 구조에 빌붙어 사는 자들이다.

한국 사회, 병이 깊다, 정말 깊다.

2015년 9월 29일 화요일

한화투자증권의 서비스 선택제 설계 취지

<한화투자증권의 서비스 선택제 설계 취지>

10월 5일 드디어 서비스 선택제가 실시된다. 거의 2년에 걸쳐 하나씩 준비해서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간단히 요약하면 주식 위탁 계좌를 상담계좌와 비상담 계좌로 나눈다. 주식 거래 고객은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한다. 지점 직원은 상담계좌(컨설팅 계좌)를 선택한 고객에게만 개별 주식 투자에 대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상담 계좌(다이렉트 계좌)를 선택한 고객에게는 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주식이 아닌 다른 금융상품에 관한 서비스는 누구든 여전히 제공한다.

대신 다이렉트 계좌를 선택한 고객에게는 정율 방식의 주식 거래 수수료율을 폐지하고 단순 정액수수료만 부과한다. 100만원을 주문하든 1억을 주문하든 수수료는 같다. 이 정액 수수료는 체결이 이루어진 주문 건당 각각 부과한다. 종래 방식처럼 여러 번에 걸쳐 체결된 금액을 합산해서 부과하는 방식은 이제 폐지다. 주문을 할 때 소액 주문으로 나누어 내는 고객일수록 최종 수수료가 비싸지지만, 큰 금액으로 주문하는 고객일수록 수수료가 급감한다. 자세한 것은 hanwhawm.com에 가면 알 수 있다.

왜 이런 사업 방식을 만들었는지 그 취지를 설명하고자 한다.

한국 증권사 주식영업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어 있다고 하면서 가장 대표적인 예로 든 것이 과당매매에 의존하는 지점 주식 중개영업이었다. 그러나 그것만이 아니다. 다른 문제도 그 못지 않게 심각하다.

오프 라인 영업의 수익 구조의 문제는 과당매매에 의존한 수입이 대부분인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고객 수가 적다는 것도 문제다. 우리 회사의 경우 오프라인 주식 영업 수익의 80%가 회전율이 연간 600% 이상인 고객에서 나온다고 했을 때 한가지 생략한 것이 있다. 그것은 그런 고객의 숫자가 매우 적다는 것이다. 겨우 4천명 남짓했다.

2년전 지점이 80여개였으니 지점 당 50명이고 직원 당 10명이 안 되었다. 4~50억원의 고객 주식 자산을 갖고 실적을 내려니 주식 자산 당 연간 5% 이상 수수료를 벌어야 한다. 거래 수수료만 5%이지만 거래세도 있다. 회전율 100%에 수수료가 1%면 거래세는 0.3%가 더 붙는다. 수수료를 5% 냈다면 세금으로 1.5%를 내야 하고 이를 모두 합하면 6.5%다. 연간 6.5%를 거래 비용으로 내면서 주식 투자로 이익을 낸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하다.

사실 이것은 너무도 당연한 결과다.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 지점 직원의 조언으로 주식 투자를 통해 일확천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할 고객이 얼마나 되겠는가? 과당매매에 혹할 중독 고객이 세상에 많으면 얼마나 많겠는가? 우리들 주위를 돌아보면 그럴 사람이 얼마나 되며, 그런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여러분들은 그런 사람을 얼마나 많이 아는가?

또 다른 문제는 지점 주문의 대다수가 소액 주문이라는 것이다. 지점 거래의 2/3 이상이 500만원 미만이 소액 거래였다. 투입되는 비용에 비해 수익이 너무 작다. 500만원이 체결되었다면 일반 증권사 수수료율이 0.5%이므로 2만 5천원이다. 고객으로서는 큰 돈일 수 있지만 회사로서는 높은 연봉을 주면서 그런 주문 몇 개 받아서는 도저히 지점 비용을 댈 수 없다.

원래 서구에서 개별 주식 투자는 부자들을 위한 고급 서비스였다. 왜냐하면 개별 주식에 대해 리서치를 해서 투자 대상을 선별하는 것은 매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리서치 비용도 많이 들지만 그것을 제대로 소화해서 고객에게 전달할 능력을 갖춘 인력을 고용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거래 수수료율도 매우 높다. 외국에서는 지금도 개별 주식 거래 수수료가 1%인 곳이 많다. 오프라인의 경우 거래 당 최저 수수료가 거의 7~8만원에 달하는 경우가 많다. 저가 증권사의 경우 콜 센터에 걸어서 단순 주문을 내도 주문당 최저 3~4만원을 받는다.

한국은 지점 주식 영업의 자기 매김이 처음부터 잘못되었다. 리서치도 없이 투자하고, 준비도 안된 새파랗게 젊은 직원이 중개했다. 그냥 시장의 흐름을 타고 도박을 하도록 도와주는 서비스였다. 지점 객장은 전광판을 보다가 한번씩 와서 50만원, 100만원 주문을 하는 도박장이었다. 도박장의 경제학을 본 따 수수료율도 잦은 거래를 유도하기 위해 최저 정액 수수료가 없었다. 최저 수수료가 없어도 십 수년 전까지는 워낙 거래가 잦아서 총액으로는 수지가 맞았었다. 온라인이 들어온 후에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지점 영업에서 가장 수익성이 떨어지는 분야가 되었다. 그러자 도리어 소수의 중독성 고객에 더욱 집착하게 되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가장 큰 이유는 지점 직원들이 고객으로부터 윤리성과 실력을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수료율이 훨씬 싼 온라인 주문이 가능한데 굳이 비싼 돈 들여가면서 지점 직원을 통해 주문할 이유가 없게 된 것이다. 투자에 관한 정보 습득 및 처리 능력을 갖고 있는 고객일수록 온라인으로 거래할 유인이 높다. 남는 것은 자기 결정에 의한 투자가 불안하거나 일일이 온라인으로 직접 주문하기가 귀찮은 고객들뿐이다.

일부 실력 있는 직원들도 있다. 이들은 개별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위험관리능력을 갖고 있다. 고객이 원하면 필요한 정보를 조사해서 전달해주기도 한다. 자산관리를 해주면서 고객의 재산 관리를 해주면서 주식 만이 아니라 다른 금융상품으로 균형을 맞추어 준다. 이런 직원들은 고객의 신뢰를 쌓아서 고객 자산이 많다. 잦은 거래를 유도하지 않아도 실적 걱정을 안 한다. 직업 윤리성을 지키면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문제는 이런 능력을 갖춘 직원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회사는 무엇을 했나? 그냥 방치했다. 바꾸니 경영환경에 맞게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고 직원들을 재교육해야 했다. 그렇게 하려면 시간과 돈이 든다. 단기 이윤에 몰두한 경영진이 그런 투자를 할 여유가 없다. 그냥 알아서 실적 목표를 맞추라고 했다. 겉으로는 우리도 자산관리업을 하겠다고 하면서 속으로는 이렇게 벌어오는 수익에 연연했다.

여기까지를 요약하면, 오프라인 주식 영업은 점점 줄어드는 고객, 중독성 고객만 남고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하고 투자를 하고 싶은 고객으로부터는 외면 받는 저급 채널이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들 주식 영업 직원들은 지점에 남아 있을 수 있는 것일까? 온라인 고객의 거래 수수료를 자기 실적이라고 주장하면서 살아남았다. 지점 수익의 약 1/3이 온라인 거래 수익인데 그것을 자기 개인 실적으로 밑에 깔아놓고 시작한다.

아니, 고객이 알아서 온라인으로 투자하고 있는데 그것을 자기들 실적으로 잡고 있다는 말인가? 증권업에 정통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다들 놀란다. 고객이 지점에 가서 계좌 개설할 때 얼굴 본 게 다이고 그 후에 전화로 몇 번 주식 매매를 권해서 앞으로는 전화하지 말라고 했는데 내 거래 수수료를 자기들 실적으로 잡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어이가 없어 한다.

어떻게 이런 것이 가능했을까? 왜 증권회서는 이런 것을 허용했을까?

직원들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 온라인으로 거래하는 고객들 중에는 과거 자기와 거래하던 고객도 있다. 일부는 내가 유치한 고객도 있다. 나름 연고권을 인정해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또 온라인으로 거래하지만 아직도 직원이 간간히 상담해주는 고객도 있다. 그런 고객의 수수료도 직원 실적으로 잡아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주장이 아주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온라인 채널이 도입된 지 이미 거의 20년이 되었다. 연고권을 언제까지 인정해야 할까? 게다가 고객 들 대다수는 그냥 자기가 걸어 들어온 고객이다. 증권사 고객에게 왜 이 회사를 선택했냐고 물으면 그냥 가까워서 선택했다는 고객과 아는 사람이 이 회사를 다녀서 왔다는 고객이 제일 많다. 직원을 보고 왔거나 회사 명성을 듣고 왔다는 고객은 거의 없다. 자기가 유치한 고객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고객에서 나오는 온라인 수수료 수익을 전액 직원의 실적으로 잡는 것이 합리적인가? 또 수수료가 싼 온라인으로 거래하는 고객에게 높은 연봉을 받는 직원이 상담을 해주는 것이 경제적으로 합리적인가? 또, 상담을 받으면서 온라인으로 거래하는 고객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런 고객과 그렇지 않은 고객에게 같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것이 말이 되나?

온라인 실적을 개인실적으로 깔아놓고 가는 모순 못지 않게 큰 문제가 있다. 온라인 수수료 체계다. 온라인 거래는 주문 액수가 크다고 해서 비용이 더 들어가지 않는다. 100만원 주문을 내나 1천만원 주문을 내나 비용은 비슷하다. 그런데 수수료는 10배를 더 받는다. 수수료율이 정률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액 주문을 내는 고객이 저액 주문을 일삼는 고객에게 보조금을 주는 형국이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하루 주문 액수를 합산해서 수수료율을 부과한다. 즉 삼성전자 주식을 10주 주문하고 5주 채결된 후 다시 새로운 가격으로 20주 주문하고 10주 체결되면 모두 15주를 거래한 것으로 쳐서 여기에 정율 수수료를 부과한다. 같은 택수를 수없이 자잘하게 나누어 거래해도 체결된 액수만 같으면 한번에 체결된 고래 수수료와 같다. 누가 보기에도 불합리하고 고객이 남용을 불러 일으키는 방식이다.

이것을 고객도 안다. 그래서 대다수의 증권사 온라인 거래의 50%가 100만원 미만 주문이다. 수수료율이 0.1%면 수수료가 1천원이다. 정액 수수료를 덧붙여 부과해봤자 별거 아니다. 시간이 남는 사람에게는 이것만한 놀이가 없다. 주문을 1주만 하는 고객들도 있다. 가게 주인을 하면서 따분하게 기간을 보내면서 온라인 고스톱 하듯이 주식 거래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고객을 다 수용하려면 전산 시스템의 용량이 커야 한다. 경영진 평가를 시장 점유율로 하는회사에서는 수익성이 없는 고객의 주문도 아쉽다. 그 비용은 지점 채널을 믿지 못해서 온라인으로 옮겨 온 고액 주문 고객들이 부담하고 있다. 실제로 2~3천만원의 고객 주문 건수는 지점 채널보다 온라인 채널이 더 많다.

많은 증권사들은 이렇게 과대 투자한 시스템 비용이 고정비라고 생각한다. 이미 비용은 집행되었으니 한 건이라도 돈을 벌면 그만큼 이익이라고 생각한다. 가격 체계를 바꾸는 것은 아예 생각도 안 한다. 왜냐하면 우산 당장은 온라인 채널의 수익성이 제일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채널 주식 영업은 수익성은 낮지만 직원을 재교육시키는 데 드는 수고를 하기는 싫고, 온라인은 아직 남아 있는 고객에서 빼먹는 단 물이 달콤하니 그냥 놔둔다. 갈 때까지 가보자는 게 많은 이들의 생각이다. 설마 내가 경영진으로 있는 동안이야 유지 되겠지.

이렇게 우리나라의 주식영업은 사업 모델이 완전히 망가졌다. 직원들이 과당매매를 하도록 묵과하거나 몰아대서 수익을 내려고 하니, 대다수의 건전한 투자 철학을 가진 고객은 온라인으로 도망 갔다. 직원들은 온라인 수익을 자기 개인 실적으로 잡는 관행에 묻어가면서 그래도 우리가 공헌하는 게 있다는 거짓 신화를 만들어 놓고 속으로는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보낸다. 온라인 거래는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치와 비용이 유리된 채 고액 주문 고객이 내주는 돈으로 소액주문 고객들이 초단타에 몰두하는 화상 경마장이 되었다.

증권사 경영진들이라고 해서 이를 모르는 게 아니다. 많은 증권사 사장들은 사석에서 온라인 실적을 개인 실적으로 잡는 업계 관행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다. 2000년대 중반에는 무료 또는 초저가 온라인 계좌를 지점과 별개로 따로 열고 싶어하는 사장들이 많았고 일부 회사에서는 이를 실제로 운영하기도 한다. 회사에 따라서는 온라인 실적을 50%만 또는 70%만 인정하는 회사도 있다. 그래 보았자 미봉책이고, 근거가 없는 기준에 의거한 자의적인 정책일 뿐이다.

이런 문제를 알면서도 손을 못 댄다. 당장 벌고 있는 단기 이익을 포기하지 못한다. 오프 라인 고객의 불만이 하늘에 솟아도 그것은 직원들 탓으로 돌린다. 온라인 수수료 수입을 직원개인 실적으로 잡은 것에는 불만이 많지만 직원들에게 양심에 걸리는 일을 시키는 것에 대한 보상으로 치고 넘어간다. 정률제에 의한 온라인 수수료 가격체계의 부조리는 알기는 하지만 이를 고치려다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고 이미 투자한 전산비용이 아까워서 악순환이 계속 되도록 놔둔다. 내 임기가 얼마나 남았다고 그것을 건드리냐, 갈 데까지 가보자.

그 사이에 고객도 멍 들고 직원도 멍 든다. 어느 젊은 직원은 내게 절벽을 향해 가는 기차에 탄 느낌이라고 한 적도 있다. 지점에 있을 때는 선배들이 잘한다고 칭찬해주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 나와 얘기하면서 그게 얼마나 나쁜 짓이었는지 알게 되었다고 고백하는 직원도 있었다. 이들은 모두 우리가 힘들여 키운 한국의 젊은이들이다. 이들이 멍 들고 있다.

15년간 변하지 않고 유지되고 있는 공고한 시스템이다. 그럴 만도 하다. 바꾸고 싶어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게 얽혀 있다.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방향과 지향점이 없으면 시작도 못한다. 지향점을 알아도 그 다음에는 수순을 생각해야 한다.

나는 이것을 바꾸고 싶었다.

제 1원칙은 고객 우선이다. 회사는 고객을 위해서 있다. 단기이윤과 직원 인센티브를 위해서 있는 게 아니다. 단기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은 미래가 없다. 고객을 보호해야 고객이 만족하고 그래야 고객이 돌아오고 고객이 늘어난다. 이 원칙과 어긋나는 사람은 같이 갈 수 없다.

제 2의 원칙은 직원의 역량을 길러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직원도 살고 회사도 산다. 지점 채널이 앉아서 처음에는 마음의 고통을 느꼈겠지만 점차 주위 분위기에 휩쓸려서 보람도 없고 떳떳하지도 않은 영업을 하면서도 당장 통장에 들어오는 월급이 아쉬운 직원들을 재교육하고 재배치해서 그들에게도 살 길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게 선배가 마땅히 해주어야 할 일이다.

그 과정에서 단기 이익이 주는 것은 경영진이 감내하면 된다. 우리는 이를 지난 2년 동안 차근차근 추진해왔다. 오프 라인 수익이 300억이 줄어도 버텼다. 그 동안 캠페인 한번 안 했다.  2년동안 85회가 넘도록 직원들과 대화한 이유가 여기에 있고, 이 전환을 준비하기 위한 작업도 지금까지 하나 하나씩 해왔다.

마지막 최종 단계가 10월 5일 곧 시작하는 서비스 선택제다. 위에서 말한 문제 중 이미 척결한 과당매매 외 다른 문제를 일거에 개선하기 위한 제도다. 모든 고객에게 좋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같이 가려는 고객에게는 더 좋다. 직원들 중에는 이 제도로 당장에는 혜택을 보는 사람도 있고 불이익을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불안해한다. 그래서 앞으로 2년간 연봉제 도입에 따른 연봉 조정을 점진적으로 하자고 했다. 그 사이에 직원들은 능력을 계속 길러 새로운 체제에서 새로운 영업 방식을 익히면 된다.

경영진, 직원, 고객 모두 기득권을 놓아야 한다. 우리 방식과 맞지 않는 고객들 중 일부가 이탈할 수 있다. 온라인 수수료 수익이 잠시 감소 할 수 있다. 그러나 투명해진다. 고객에게 인정받는 관계를 많이 가진 직원이 누구인지 밝혀진다. 그 동안 누가 수영 팬티를 입지 않고 수영을 하고 있었는지가 드러난다. 투명해지면 당연히 낭비가 준다. 경영 자원을 누구에게 집중할 지가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오늘 아내가 말하기를 세상에서 가장 징그러운 것은 기득권이라고 했다. 지금 쥐고 있는 것을 놓아야 새로운 것을 쥘 수 있단다. 임창정씨의 말을 빌리면 씹던 껌을 뱉어야 새 껌을 씹을 수 있다.

우리 회사의 서비스 선택제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2015년 9월 27일 일요일

한화투자증권의 윤리경영과 구조개혁

<한화투자증권의 윤리 경영과 구조 개혁>

파이낸셜 타임즈는 일본 기업들이 구조개혁 또는 구조조정을 안하고 있는 원인으로 문화적 거부감, 경직된 노동법, 지나치게 방만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줄이기 싫어하는 기업 경영진을 들은 적이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어려운데도 직원을 줄이는 것을 일단 비난부터 하는 사회 분위기, 대기업 노동시장의 경직성 때문에 부진한 구조조정, 핵심 사업도 아니고 수익성도 낮은 자회사를 버리지 못하는 기업 경영진, 이 모든 것들이 우리와 흡사하다.

구조 개혁에 대한 이러한 거부감에는 구조조정을 그저 대량 감원으로만 생각하고 진정한 개혁을 하지 않는 기업 경영 계층 탓도 있다. 한국에서는 흔히 구조조정을 한다고 하면 그냥 대량 감원하는 것만을 생각한다. 그렇게만 생각하기 때문에 구조조정에 대해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직원 수를 줄이는 것만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은 진정한 구조조정이 아니다. 그냥 대량 감원일 뿐이다. 단순한 대량 감원이 아니라 어떻게 진정한 구조 개혁을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우리는 구조 개혁을 소비자 보호를 제대로 하고, 직원에게 자율 권한을 주고 실력도 키워서 성과를 내는 방식으로 실행하려고 한다. 떳떳이 번 수익만으로도 꾸준히 이익이 나는 금융 회사를 한국에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그것이 고객과 사회에게도 좋지만 궁극적으로는 회사와 직원에게도 좋다. 이것이 우리 회사가 추구하는 구조 개혁이다.

우리 회사 구조 개혁 방침을 요약하자면, 첫째, 고객을 보호해서 고객을 만족시키고, 둘째, 낭비를 줄여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셋째, 직원 역량을 길러서 경영 성과를 낸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원칙은 자율과 규율에 의한 분권화(Decentralization)다.

첫째 방침은, 고객을 보호해서 고객을 만족시키려고 한다.

한국 경제는 고령화와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 개인들은 갖고 있는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에 들어가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노년 설계를 어찌 해야 하는지 몰라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금융 소비자 교육도 부족하고 소비자 보호 장치도 허술해서 금융자산 관리를 위해 믿고 상의할 상대를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된 데에는 금융회사의 잘못도 많지만 소비자 보호 제도를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정책 당국의 책임이 가장 크다. 그 결과 모두들 나쁜 쪽으로 경쟁한다. 교통 경찰이 없으면 교통 법규를 지키는 사람만 바보가 되는 이치와 같다.

소비자를 제대로 보호하고 그들의 은퇴자금을 잘 관리해주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보람 있고 사회적으로도 가치 있는 일이다. 자산 관리업은 제대로만 하면 의사나 선생 못지 않게 사회적으로 존중 받아야 할 일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소비자로부터 존중을 받으려면 우선 고객 보호부터 해야 한다. 의사와 마찬가지로 제대로 도와주려면 먼저 고객의 신뢰가 필요하다. 신뢰가 쌓이기 위해서는 먼저 소비자가 안전하다고 느껴야 한다. 그러나 대다수 소비자들은 한국의 금융 회사에 대한 신뢰가 낮다. 보험사나 증권사는 물론이고 이제는 은행에 대한 신뢰도 낮아져 있다. 금융회사들이 자기들의 방만한 비용 구조는 놔둔 채 수익만을 늘려서 이익을 내는 경영 방식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개인들의 살림살이를 생각해보자. 우리 가정에서는 벌어 들인 수입 안에서 저축도 하고 소비도 하면서 산다. 정상적으로 벌 수 있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을 쓰고 살려고 하면 당장은 빚을 질 수 밖에 없고, 나중에는 결국 사기나 도둑질을 할 수 밖에 없다. 금융회사도 마찬가지다. 경직적인 비용구조는 그대로 두고 억지로 이익을 내려고 하면 고객의 이익을 침해할 수 밖에 없다. 한국 같이 소비자 보호 감독이 소홀한 나라에서는 금융 회사 경영진이 그런 유혹에 빠지기 쉽다.

증권업에서 소비자 보호 문제가 가장 심각한 부문은 지점 주식 영업이다. 수익의 대부분이 연간 회전율이 600%가 넘는 고객에게서 나온다. 이렇게 단기 투기를 하는 고객의 수익률은 오프라인에 되었든 온라인이 되었든 모두 나쁘다. 고객 보호를 위해 우선 작년에 오프라인에서 단기 투기성 주식 투자를 막았다. 주식 회전율이 300%를 넘으면 실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자 지점 직원을 통한 주식 중개업의 수익이 60%나 줄었다. 각오하고 시작한 일인 만큼 한걸음 더 나가기로 했다. 올해는 이 상한을 200%로 낮추기로 했다. 연간 회전율이 200%를 넘으면 투자가 아니라 투기에 가깝기 때문이다.

리테일 사업본부의 적자는 늘어났다. 단기 투기성 주식투자 고객에게서 벌던 영업 수익이 작년에 300여 억이 줄었다. 투기에 중독된 고객도 떠났고, 단타 영업을 하고 싶어 하는 직원들도 떠났다. 증권사 중에 고정급은 쥐꼬리만큼 주고 대신 매달 수수료 수익의 50%를 보너스로 주겠다고 유혹하는 회사들이 있는데 거기에 넘어간 직원들도 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고객 돈을 뜯어 손쉽게 돈을 벌고 싶은 사람들은 그런 사람끼리 모여 사는 게 서로에게 좋다. 그들의 고객에게 좋을 리는 없겠지만.

당장 적자는 늘었지만 이런 정책의 덕분인지는 몰라도 고객 만족도는 훨씬 좋아졌다. 고객이 우리를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의사를 물어 측정한 순 추천 지표(Net Promoter Score)가 -30에서 5로 개선되었다. 고객에게 우리 회사를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의사가 이 묻고 그 의사의 강도를 0부터 10 사이에서 선택하게 한다. 그 중 9와 10을 선택한 사람만을 진정한 추천의사로 간주한다. 0에서 6까지는 비추천 의사로 간주한다. 추천 퍼센티지에서 비추천 퍼센티지를 뺀 숫자가 NPS 숫자다. 즉 작년 여름만 해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겠다는 고객의 비율(20%) 보다 추천할 의사가 많지 않다는 고객의 비율(50%)이 30% 포인트 높았는데 이제는 역전된 것이다. 이 추세가 계속될지는 두고 봐야 알지만 연말에 30까지 올라서, 추천 의사를 가진 고객 비율이 그렇지 않은 고객보다 30% 정도 더 많아지면 좋겠다.

지점 주식 영업 다음으로 소비자 보호 문제가 심각한 부문은 펀드 판매 부문이다.

첫째, 많은 금융 회사들이 잘 알지도 못하는 펀드를 유행에 따라 판다. 누가 운영하는지도 모르면서 단기 실적만 보고 팔아댄다. 그래서 작년에는 코어 펀드를 도입했다. 일관된 투자 원칙을 유지하고, 운영진이 안정적이며, 장기적인 수익도 꾸준히 좋고, 비용도 낮은 소수의 펀드를 본사 전문가가 실사를 해서 골랐다.

그 다음 문제는 펀드를 자주 갈아타면서 파는 영업 방식이다. 선취 수수료를 받아 자신의 실적을 늘리려는 금융회사 직원들이 많다. 솔직히 우리도 그 면에서는 떳떳하지 않았다. 올해부터는 무슨 펀드를 팔든 모두 같은 비율로 수익을 인정하기로 했다. 선취 수수료를 받기 위해 펀드 갈아타기를 권하는 금융회사의 나쁜 풍습을 막기 위한 것이다. 선취 수수료가 있는 펀드를 팔든, 선취 수수료가 없는 대신 후취 보수가 높은 펀드를 팔든, 주식 펀드를 팔든 채권 펀드를 팔든, 회사가 인정하는 수익은 동일하다. 직원들은 고객 입장에서 적절한 펀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주는 데에만 신경 쓰면 된다.

이제 증권사에서 개인 고객 보호를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두 가지 장치를 주식과 펀드에서 모두 들여 왔다. 주식 주문 수수료에 정액 수수료를 도입한 것까지 포함해서 우선 가장 눈에 띄는 문제를 막았고, 추가적인 조치도 준비 중이다.

둘째 방침은, 낭비를 줄여서 경영 효율성을 높이려고 한다.

고객 보호를 하느라 수익이 줄면 어떻게 하느냐고 물을 수 있다. 우리는 도리어 그러면 직원들 월급을 주고 회사 이익을 내려고 고객 돈을 억지로 더 뜯어내란 말이냐고 되묻고 싶다. 우리는 고객 보호 때문에 수익이 줄면 비용을 더 줄일 생각이다. 그게 정도다. 고객을 보호하면서 정상적으로 번 수익 안에서 비용도 쓰고 이익도 내자는 게 우리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무리한 수익 목표를 세우고 닦달 하는 종래의 성과관리 체제를 폐지해야 한다. 목표를 주고 몰아대지 않으면서도 이익을 내려면 우선 회사 내 여기 저기 숨어 있는 자원 낭비를 찾아서 줄여야 한다. 그 낭비를 줄이는 권한과 책임을 전 직원이 나누어 가지기로 했다.

그래서 우선 연간 경영 목표를 없앴다. 애초에 거시 경제 흐름과 증권시장 부침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증권업에서 연간 목표를 세운다는 것은 사실 무의미하다. 이것은 사실 은행과 보험사도 마찬가지이지만 증권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러니 목표 대비 달성도로 성과 관리를 한다는 것도 넌센스다.

회사에서 부과한 목표 대비 달성도로 부서 성과를 측정하는 방식을 폐지했다. 연간 경영계획 세울 때 목표를 적게 받으려고 눈치싸움을 하고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다. 굳이 목표가 있다면 자본 이익률이나 비용 효율성이 증권업계 평균보다 잘하면 된다. 꾸준히 성과 변화 추세만 관측하고 예측 대비 차이가 발생한 원인 정도만 확인하면 된다.

연봉과 보너스는 회사 수익과 자본이익률(ROE)에 비례해서 정한다. 회사 수익의 일정 비율을 전체 연봉 풀로 정하고, 이익의 일정 비율을 전체 보너스 풀로 정한다. 이 연봉 풀과 보너스 풀은 각 사업본부의 성과를 감안해 배분한다. 영업수익이 늘면 연봉 풀이 늘고, 비용효율성(Cost-Income Ratio) - 판관비를 순영업수익으로 나눈 비율 - 이 개선되면 연봉 대비 보너스 지급률이 높아진다. 회사는 전체 풀만 정하고 나머지는 사업본부와 임원, 부서장이 차례로 내려가면서 각자가 알아서 정한다.

중앙집권적인 인사팀을 통해 인력 배치를 하던 방식을 철폐했다. 임원에게 부서장 선발 권한을 주었고, 부서장에게 같이 일할 직원을 선발할 권한을 주었다. 작년 초에 프로 스포츠 구단처럼 지점장이 같이 일할 직원을 지명하도록 했다. 본사 부서의 과장 이하 직원 이동은 모두 공모제(잡마켓)를 통해서만 하도록 했다. 작년 한해 동안 약 60여명의 직원이 공모제를 통해 부서를 옮겼다. 직원을 선발하는 팀에 있는 젊은 직원들이 먼저 인터뷰해서 추천한 후보 중에서 부서장이 선발한다. 올해 초에는 대규모 드래프트와 공모제를 동시에 열어서 전 직원의 10%에 육박하는 백여 명의 직원이 부서를 바꾸었다.

연공서열에 의한 인사체제도 직무 연봉제로 바꾸었다. 한국에서는 연봉제에 대한 오해가 있다. 경영진 중에는 연봉제를 하면 자기 멋대로 월급을 깎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직원들 역시 대기업 노조의 등을 업고 쟁탈한 기득권을 뺏기는 것 같기도 하고, 경영진에 대한 신뢰도 없어서 대개는 우선 반대하고 본다. 한국의 경직된 노동법 체제 아래에서 연공서열제도는 결국 비정규직 양산과 사오정(45세 정년)이라는 한국 특유의 사회문제를 낳는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늪에 빠져 있으면서도 서로를 신뢰 하지 못해 허우적댄다. 직무 연봉제로 바꾸기 위해서는 금도를 지키려는 경영진의 자세와 이를 믿어주는 직원들이 모두 있어야 가능하다.

수익 변동이 심한 증권업계에서 연공서열에 의한 인사제도와 경직적인 임금체제는 일반 산업에 비해 더 심각한 문제를 낳는다. 연공 서열에 따라 직급이 올라가고 이에 따라 자동적으로 월급이 올라가다 보면 임금과 생산성 사이에 괴리가 커진 직원이 양산된다. 회사로서는 계속 놔둘 수가 없어서 정기적으로 명예퇴직이나 희망퇴직으로 회사에서 내보낸다. 그래서 정년까지 다니는 직원이 드물다. 회사로서도 낭비지만 사회적으로는 더 큰 낭비다. 직원들이 정년까지 다니기 위해서는 우선 연공서열 인사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일년에 걸친 대화를 통해 성과가 연봉에 비해 심하게 저조한 직원을 제외하고는 급격한 연봉 삭감을 하지 않겠다고 얘기했다. 그리고 나서 작년 말에 연봉제 전환에 대한 동의를 물었다. 인사부서에서는 끽해야 50% 정도의 직원이 동의할 것으로 예상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외로 94%의 직원이 동의해주었다. 직원들이 우리 얘기에 동감하고 믿어준 것 같다.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연봉제가 도입되었으니 부서장에게 직원들 고과와 연봉을 결정할 권한도 주기로 했다. 우선 정해진 비율에 의해 인사고과 등급을 매기는 상대평가제를 철폐했다. 또 올해부터는 부서장들에게 큰 가이드 라인 안에서 작년 대비 연봉 인상률을 조정할 권한을 주었다. 작년 연봉 풀 대비 각 사업부의 총량 인상률을 준 후 그 안에서 부서장들이 자기 부서의 인상률을 배분하도록 했다. 아주 성과가 저조한 사람 일부는 연봉을 삭감하되 그 폭이 10% 를 넘지 않도록 했다. 약 95% 직원은 작년보다 조금씩은 올랐고 경우에 따라서는 큰 폭으로 오른 사람도 생겼다. 직급 승진을 하면 자동으로 연봉이 2~30% 오르던 한국 기업의 일반적인 방식을 폐지해서 직급은 승진했지만 연봉 인상폭은 크게 오르지 않은 사람들도 상당수 발생했다.

부서장들이 책정한 연봉 결과를 갖고 사후 분석을 해보니 비슷한 성과를 낸 사람들 사이의 연봉 편차가 상당히 컸다. 과거 연공서열에 의한 봉급제의 유산이 아직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우리 생각에는 바로 이것이 낭비다. 내년에는 그 편차 폭을 더 줄일 것이다.

앞으로는 더욱 바뀐다. 이번처럼 작년 대비 인상률로 연봉 풀을 정하지 않는다. 사업본부장들이 모여 논의해서 각 사업부의 영업수익에 비례해서 각각의 연봉 풀을 정할 것이다. 사업본부장은 자기 책임 하에 그 연봉 풀을 자기가 책임을 진 하부 조직 사이에 어떻게 나눌 것이지만 임원들과 논의해서 정한다. 임원과 부서장 역시 같은 방법으로 자기가 받아온 연봉 풀 안에서 부서 직원의 연봉을 정한다. 이미 IB사업부나 본사 영업부서들은 암묵적으로 그렇게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를 지점 영업에도 확대할 것이다. 지점 영업수익의 일정 비율을 정해서 연봉 풀을 일괄적으로 정하면 각 지점장은 자기가 알아서 가이드 라인의 일정 폭 안에서 이를 배분하는 시스템이다.

셋째 방침은, 직원 역량을 길러 성과를 낸다.

목표를 주지 않고 어떻게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냐고 물을 수 있다. 우리는 임직원들의 주인의식을 기르고 직원들 역량을 길러서 성과를 내려고 한다. 사장 이하 임원과 부서장들이 자기 돈으로 회사 주식을 사서 회사를 다니는 동안 갖고 있기로 했다. 직급이 높을 수록 더 많은 비율로 갖고 있어야 한다. 연봉과 보너스와 퇴직충당금을 합친 금액을 기준으로 직급에 따라 더 많이 사서 갖고 있어야 한다.

교육은 회사가 정하는 교육과정을 강제로 듣게 하지 않는다. 회사가 심사해서 골라 온 교육 프로그램 중에서 자기가 알아서 선택하면 된다. 자기 월 급여의 50%에 달하는 비용까지는 회사가 부담한다. 월 급여 50%에서 100%까지의 비용은 회사와 직원이 반씩 나누어 부담하기로 했다. 교육 비용이 재작년에 비해 4배 올랐다. 사실 이것은 비용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다.

이 구조 개혁의 세 방침을 관통하는 원칙은 자율과 규율에 의한 분권화다.

너무 많은 권한을 갖게 된 임원들과 부서장들이 곤혹스러워 하기도 한다고 한다. 직원들은 부서장의 전제적 권한에 불안해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자율권을 준 만큼 사전 안전장치로서 규율도 강화해두었다.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된 부서장이 그 권한을 남용하거나 단기적 성과를 위해 고객에게 해가 갈 행동을 부추길 위험도 높기 때문이다.

우선, 작년 초부터 회사의 지휘 계통과 별도로 옴부즈만 제도를 운영했다. 상사나 소속 부서에 대한 불만 또는 내부 고발을 실명으로 익명의 연락망을 통해 알릴 수 있게 했다. 그 다음, 직원들로 하여금 자기 부서장에 대한 추천의사를 묻고 그 결과를 공유해서 평판이 유난히 나쁜 사람을 걸러낼 수 있도록 했다. 또, 회사 규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주위 동료가 한 것을 알면 우선 신고하고 보도록 했고, 만약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알고 있었다는 것이 알려지면 신고하지 않은 사람도 처벌하기로 했다. 다른 회사 보다 처벌 수위도 대폭 강화했다.

처음에는 이런 것들을 그저 형식적인 것이려니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요즈음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벌써 1년 사이에 내부 고발이 여러 건 있어서 부서장 직책에서 밀려나거나 징계를 받고 면직된 부서장들이 여럿 생겼다. 올해부터는 조직 성과급 배분도 부서장 독단으로 하지 않고, 직원들로 하여금 자기 부서 전체 보너스 풀의 반을 자기들끼리 배분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이게 우리가 하고 있는 구조 개혁이다. 소비자를 보호하고 직원에게 자율권을 주고도 이익을 내는 금융 회사를 한국 사람들끼리 한번 만들어보려고 한다. 고객에게 윤리성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성과를 내는 기업을 만들고자 한다. 우리는 그런 금융 회사가 아직 없다는 것이 한국인으로서 창피하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한국의 국민성이 아니다. 제도 설계의 문제다.

시간이 걸린다. 하나하나의 직원이 마음가짐을 바꾸고, 실력을 키우고, 뜻을 모아야 한다. 하나하나의 고객이 알아주어야 한다. 우리 일부터 잘 해야 한다. 우선 고객 보호 장치를 튼튼히 하고, 직원의 실력이 늘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를 신뢰하게 된 고객이 늘어, 그들이 다른 사람에게 우리를 추천해서 새로운 고객이 찾아와서, 장기 투자를 통한 자산 관리를 원하는 고객의 자산이 늘어야 한다. 그것이 되어야 수익이 늘어날 수 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리테일의 가시적인 재무 성과? 3년차인 내년 말에 흑자 전환을 하면 성공이다.

방향을 잡고 계획을 세우고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면서 조직을 끌어가는 것은 경영진의 몫이다. 기별이 올 때까지 믿고, 참고, 기다리는 부담은 대주주의 몫이다.

이게 지금 한화투자증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구조 개혁이다.

(윗 글은 지난 4월 서강대 윤리경영 연구소의 윤리 특강에 가서 <한화투자증권의  윤리경영과 구조개혁>이란 제목으로 발표한 내용으로 해당 연구소 사이트에 가면 첨부 문서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