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27일 일요일

내가 정치에 참여하는 이유

(정치권에 들어간 2월 17일 쓴 글이다. 메모 용으로 옮겨놓았다.)

오늘 <더불어 민주당>의 총선정책공약단 회의에 처음 참석하러 국회에 갔다. 회의 전에 영입식 대신 언론과 간단히 간담회를 했다. 회의 일정 때문에 간단히 했기 때문에 조금 부족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자들도 그랬겠지만 나도 그렇다. 조금 더 설명하고 싶다. 
나는 우리나라에서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바가 없다. 자기 앞가림만 하면서 살았고, 국가와 사회를 위해 희생을 해본 적도 없다. 그런 내가 정당에 와서 인재라고 자처한다면 염치가 없는 짓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인재가 아니다. 50대 후반에 무슨 인재 타령이겠는가? 내 생각엔 <더불어 민주당>의 인재는 평당원, 청년당원으로서, 또는 시의회, 구의회, 그리고 지방자치 단체에서 당을 대표해 땀 흘려 온 사람들이다. 또는 아직 직업 커리어를 많이 남겨 두고도 이를 포기하고 정치에 참여한 젊은 영입 인사들이다. 그들에 비하면 나는 기업부문에서는 경력 상 끝자락에 있는 사람이다. 
내가 <더불어 민주당>에 참여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에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 나라가 일본과 같은 장기 침체를 겪지 않기를 원한다. 우리 나라는 이미 장기 침체의 초기에 들어 갔다. 일본에 대해 잃어버린 20년이라고 한다. 우리는 일본보다 못하다. 쌓인 것이 적다. 이렇게 가면 잃어버릴 30년을 앞두고 있다. 
현 정권은 지난 8년간 자기들이 얼마나 무능한지를 보여주었다. 이념과 상관 없이 많은 사람들이 이런 정권이 계속 집권하면 한국의 미래는 암담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의 주류인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고 있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실패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꿈과 희망을 잃고 있다. 인구 재생산도 못하는 사회가 되고 있다. 내부자가 담을 쌓아 외부자가 못 들어오게 하고 있다. 우리는 신분세습 사회로 돌아가려는 봉건적 잔재도 남아 있다.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알겠는데 어디부터 풀어야 할지 답이 잘 안보인다. 일본의 전철과 봉건잔재의 부활을 피하기 위해서는 정치를 바로잡는 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더 많은 민주주의와 경제 민주화로 사회의 이중화를 해소해야 한다. 지금까지 정치권은 기득권 유지에 골몰해 있다. 적대적 공생 관계에 안주하고 있다.
문재인 대표가 당 혁신과 통합을 위해 김종인 박사를 모셔갔다. 김박사가 <더불어 민주당>을 돕기로 한 것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내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컸다.
김박사께서 지난 주 도와달라고 했다. 나는 김종인박사를 도와 <더불어 민주당>이 국민에게 수권정당으로 인정을 받아 정권 교체를 하기를 원한다. 한국 정치가 사회 이중화를 해소하는데 적극 나서기를 바란다. 양당 독점체제도 문제지만 지금은 정권교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며칠 전 아내가 왜 정치를 하려고 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마치 연예계에 나가는 십대 딸을 보는 것처럼 불안하다고 했다. 이처럼 한국 사람들이 정치를 보는 시각은 연예계를 보는 시각과 비슷하다. 구경꾼으로 전락해서 소비만을 할 뿐이다. 그러면서도 매우 불만스러워 한다. 막상 구경꾼이 아니라 참여하려고 하는 사람이 나서면 허황되거나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한다. 잘 알아보지도 않고 비판한다.
몇주 전 스웨덴 정치에 관한 TV에서 인상 깊게 본 장면이 있었다. 전직 국회의원이자 장관이었던 70대 여인이 여전히 지역 공동체 봉사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에게 기자가 다시 정치에 복귀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웃으면서 대답하기를 정치는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나는 아직도 정치를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려는 모든 노력이 정치라는 말에 감명을 받았다. 선거에 나가 국회의원이 되는 것 만이 정치가 아니다. 
나처럼 평소에는 선거 정치를 멀리했던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그만큼 한국의 민주주의에 남겨진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모님과 한국 사회가 나에게 베풀어 준 것이 많다. 조금이나마 젊은 세대에게 더 좋은 길을 열어주고 싶다. 조금이나마 한국 사회가 더 좋은 방향으로로 변화하는 것을 돕고 싶다.

댓글 2개:

  1. 감사합니다. ^^ 남은 인생 사는데 도움 받고 있습니다.

    답글삭제
  2.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사님께 사회 돌아가는 것들을 배우고 싶어 '경제 알아야 바꾼다'에도 두 번 참석했었습니다. 글에서 말씀하신대로 정치가 연예계 같은 면이 있어 그런 강연은 들을 생각이 없었는데, 청문회에서 박사님 말씀하시는 모습이 학자 같아서 거부감이 안 들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국회의원 사무실에도 가 보았습니다. 이후 박사님의 페이스북을 팔로우 해놓고 주기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30대 진입하는데 사회에서 밀려나서 좌절감도 많이 있고, 의기소침한 상황인데 박사님의 경험으로 간접경험을 하고 좀 더 넓고 객관적인 시야를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답글삭제